딸이 껌 씹는 걸 정말 좋아합니다. 그런데 껌을 씹다 보면 처음에 달콤하고 향긋하던 맛이 어느 순간 사라지고 그냥 고무 같은 걸 씹는 느낌이 되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항상 찜찜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안에 뭐가 들어있는 거지? 맛이 다 빠지고 나면 그 남은 건 도대체 뭘 씹고 있는 건지. 결국 궁금해서 제대로 찾아봤습니다.
알고 보니 껌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첨가물이 들어있었고, 씹다가 맛이 사라지는 데도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껌베이스의 정체를 알고 나니 찜찜한 마음이 이해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 목차
- 껌의 기본 구조
- 껌베이스의 정체
- 초산비닐수지 논란, 진실은?
- 씹으면 맛이 사라지는 이유
- 껌에 들어가는 감미료
- 자일리톨 껌은 정말 충치 예방이 될까요?
- 껌의 향은 어디서 나올까요?
- 성분표에서 확인하는 법
- 한줄 요약
1. 껌의 기본 구조
껌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씹어도 없어지지 않는 부분인 껌베이스와, 씹을 때 녹아 나오는 감미료, 향료, 연화제 등입니다. 처음에 달콤하고 향긋한 맛은 후자에서 나오고, 맛이 다 사라진 뒤 계속 씹히는 고무 같은 부분이 바로 껌베이스입니다.
껌 성분표를 보면 껌베이스, 설탕 또는 감미료(자일리톨, 솔비톨 등), 향료, 연화제(글리세린), 피막제 같은 성분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성분표에는 "껌베이스"라고만 표시되어 있고 껌베이스 안에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는 별도로 표시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껌베이스의 정체를 알기가 어렵습니다.
2. 껌베이스의 정체
껌베이스는 껌에서 씹히는 탄성 있는 부분입니다. 원래 껌은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에서 자라는 사포딜라 나무에서 나오는 치클이라는 천연 수액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천연치클로는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게 됐고, 지금은 대부분 합성 껌베이스를 사용합니다.
합성 껌베이스의 주원료는 초산비닐수지입니다. 여기에 탄력성을 조절하기 위한 폴리이소부틸렌, 폴리부텐, 껌의 피막을 강화하는 에스테르검 등 여러 가지 첨가물이 함께 사용됩니다. 식약처 고시에 따르면 껌베이스 제조에 사용할 수 있는 식품첨가물로는 에스테르검, 폴리부텐, 폴리이소부틸렌, 초산비닐수지, 글리세린지방산에스테르, 탄산칼슘, 석유왁스 등 15가지가 있으며, 이것들을 "껌베이스"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표시할 수 있습니다.
3. 초산비닐수지 논란, 진실은?
껌베이스의 주성분인 초산비닐수지는 한때 큰 논란이 됐습니다. 2010년 한 방송에서 초산비닐수지의 제조 전 단계인 초산비닐이 페인트, 접착제와 같은 성분이며 석유를 원료로 합성된 것이라는 내용이 방영되면서 소비자들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한 껌 회사는 이 논란 직후 "초산비닐수지 껌을 뱉어라"는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랐습니다. 단국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초산비닐수지는 식품첨가물에 엄격한 유럽에서도 쓰는 물질로 해마다 안전성 재평가를 하며, 문제가 됐다면 식약처에서 당연히 사용을 금지시켰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초산비닐수지는 현재 한국, 미국, 일본, 유럽에서 껌기초제로 법적으로 허용된 안전한 식품첨가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알아둘 점은, 껌베이스 성분들은 체내에서 소화되지 않고 그대로 배출되도록 설계된 성분들이라는 것입니다. 껌을 삼키면 안 된다고 하는 것도 독성 때문이 아니라 소화가 안 되는 껌베이스가 장에 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껌을 삼키는 습관이 있다면 뱉는 습관을 들이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씹으면 맛이 사라지는 이유

껌을 씹으면 처음의 단맛과 향이 사라지는 이유는 성분의 성질 차이에 있습니다. 껌에 들어있는 감미료와 향료는 물에 녹는 수용성 성분입니다. 반면 껌베이스는 기름 성분으로 물에 녹지 않는 성질입니다. 씹으면 침이 분비되면서 수용성 성분인 감미료와 향료는 침에 녹아 삼켜지지만, 기름 성분인 껌베이스는 침에 녹지 않고 그대로 남습니다.
처음에 달콤하고 향긋한 맛을 내던 수용성 성분들이 점점 빠져나가다가 어느 순간 다 사라지면, 기름 성분인 껌베이스만 남아 맛없이 씹히게 되는 것입니다. 딸이 껌을 씹으며 맛이 없어졌다고 뱉을 때, 그 남은 것이 바로 합성 고분자 물질인 껌베이스입니다. 그 찜찜한 느낌이 전혀 근거 없는 게 아니었던 셈입니다.
5. 껌에 들어가는 감미료
껌의 단맛은 설탕이나 다양한 대체 감미료에서 납니다. 시중에 나오는 껌 종류에 따라 들어가는 감미료가 다릅니다.
| 감미료 | 특징 | 충치 영향 | 주의사항 |
|---|---|---|---|
| 설탕 | 일반 껌에 사용 | 충치 유발 | 아이 껌 주의 |
| 자일리톨 | 자작나무에서 추출 | 충치균 억제 | 강아지에 독성 |
| 솔비톨 | 당알코올 계열 | 충치 유발 적음 | 과다 섭취 시 설사 |
| 아스파탐 | 인공감미료 | 충치 유발 안 함 | 2B군 발암 가능 물질 |
시중 껌 성분표를 보면 자일리톨과 솔비톨이 함께 들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일리톨 단독보다 솔비톨과 섞어 쓰면 단맛이 더 자연스럽고 비용도 절감되기 때문입니다. 솔비톨은 과다 섭취하면 설사나 복통을 일으킬 수 있어서, 아이가 껌을 여러 개씩 씹는 경우 주의가 필요합니다.
6. 자일리톨 껌은 정말 충치 예방이 될까요?
자일리톨 껌이 충치를 예방한다는 말은 어느 정도 사실입니다. 자일리톨은 충치를 유발하는 뮤탄스균이 분해하지 못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균이 자일리톨을 먹으려다 실패하면서 점점 약해지고 번식을 못하게 됩니다.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에서 자일리톨 껌을 충치 예방 수단으로 적극 권장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다만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효과를 보려면 자일리톨 함량이 충분해야 합니다. 솔비톨이나 아스파탐이 주성분이고 자일리톨이 소량만 들어간 제품은 충치 예방 효과가 훨씬 떨어집니다. 성분표에서 자일리톨이 앞쪽에 표시될수록 함량이 높다는 의미이니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하나 꼭 알아야 할 점은 자일리톨이 강아지에게 매우 독성이 강한 성분이라는 것입니다. 반려동물이 있는 가정에서는 자일리톨 껌을 아이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고, 강아지가 절대 먹지 못하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7. 껌의 향은 어디서 나올까요?
껌에서 나는 과일향, 박하향 같은 향은 합성착향료에서 나옵니다. 전문가에 따르면 껌에 사용하는 향료의 양은 보통 1%인데, 이는 다른 식품의 10배 정도 수준입니다. 양이 많은 만큼 처음에 향이 강하게 느껴지다가 씹으면서 수용성 향료가 빠져나가면 향도 사라지는 것입니다.
껌에 사용되는 합성착향료는 과일 향기 성분을 분석해 화학적으로 재현한 것입니다. 바나나향 껌에 진짜 바나나가 들어있는 게 아니라, 바나나향을 내는 화학 성분이 들어있는 것입니다. 식약처가 허용한 범위 내에서 사용되지만, 아이가 향이 강한 껌을 하루 종일 씹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8. 성분표에서 확인하는 법
껌 성분표를 볼 때 이렇게 확인하면 됩니다. 껌베이스라고 적혀있으면 그것이 씹히는 합성 고분자 성분입니다. 그 다음으로 자일리톨, 솔비톨 같은 감미료와 향료가 표시됩니다. 성분표에서 자일리톨이 앞쪽에 나올수록 함량이 높고, 솔비톨이 앞에 나오면 자일리톨보다 솔비톨이 더 많이 들어있다는 뜻입니다.
딸이 좋아하는 껌, 완전히 못 먹이기보다는 자일리톨 함량이 높은 제품을 선택하고 한 번에 너무 많이 씹지 않도록 조절하는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껌을 삼키지 않고 뱉는 습관만 만들어줘도 대부분의 우려는 해소됩니다.
✅ 한줄 요약
껌의 단맛과 향은 수용성 감미료와 향료에서 나와 씹으면 침에 녹아 사라지고, 씹히는 고무 부분은 합성 껌베이스로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배출됩니다. 자일리톨 함량이 높은 껌을 선택하고 삼키지 않고 뱉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참고: 서울신문, 식품음료신문, 식품의약품안전처, 대한치과의사협회